사진/필름
위 사진 속 유물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무제한급에서 획득한 조재기의 동메달이다.
1976년 몬트리올 바이오돔, 머리를 빡빡 깎은 거구의 청년이 시상대에 올랐다. 삭발투혼의 사나이로 잘 알려진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무제한급 동메달리스트 조재기였다.
조재기는 자신의 체급인 유도 -93kg에 출전하여 준결승과 3,4위 결정전에서 패배하며 안타깝게 메달 획득에 실패하였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그는 매일 죽음의 냄새를 견뎌내며 훈련을 버텨낸 그였기에 절대 빈손으로 고국에 돌아가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조재기는 코치진에게 무제한급 출전을 의지를 표했으나 돌아오는 반응은 냉랭했다. 그의 결심은 죽음을 각오한 것 이었기에 쉽게 꺾이지 않았다. 선수촌 이발소로 직행한 그는 자신의 결의를 표하고자 삭발을 한 뒤 다시 코치진을 찾아가 무제한급 출전에 대한 자신의 각오를 보였다. 결국 코치진은 그의 출전을 허락하였으나 아무도 그가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대회 마지막 날이던 1976년 7월 31일, 조재기는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결의를 다지며 매트 위에 올랐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만난 영국의 키스 램프리에게 아쉽게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다. 3,4위 결정전을 남겨 둔 그는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전의를 불태웠다. 그 결과 조재기는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시상대에 올랐다. 시상대의 최정상은 아니었지만 그의 동메달 획득은 중량급 불모지였던 한국 유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희망의 빛이었다. 그렇게 조재기의 동메달은 금빛보다 더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박규태(전시준비팀 체육사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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